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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조성진, 8년 만에 다시 찾은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축제에서의 감동적인 리사이틀

by 원더 인포 2024.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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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조성진, 8년 만에 다시 찾은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축제에서의 감동적인 리사이틀
피아니스트 조성진, 8년 만에 다시 찾은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축제에서의 감동적인 리사이틀

피아니스트 조성진, 8년 만에 다시 찾은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축제에서의 감동적인 리사이틀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지난 24일 체코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축제에서 연주를 마친 후 리셉션장에서 남긴 말이다.

"이곳에서 리사이틀을 연 지 벌써 8년이 지났네요.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다시 돌아와 연주할 수 있어 매우 기뻤고, 다음에도 이 자리에서 또다시 연주할 수 있길 바랍니다."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축제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스위스 루체른 페스티벌과 더불어 유럽을 대표하는 클래식 음악제 중 하나다.

마에스트로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레너드 번스타인, 바이올리니스트 다비드 오이스트라흐, 예후디 메뉴인, 피아니스트 스비아토슬라프 리히터, 아르투르 루빈슈타인 등 전설적인 음악가들이 참여한 역사 깊은 축제이다.

그만큼, 이 축제에서 연주하는 것은 뛰어난 명성을 가진 음악가들에게만 주어지는 영예다.

 

공연 연초부터 전석 매진

올해로 79회째를 맞은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축제에서 조성진의 리사이틀은 큰 화제를 모았다.

조성진은 2016년 이 축제에서 처음으로 무대에 올랐다.

당시에는 쇼팽 콩쿠르에서 막 우승한 신예 피아니스트로 주목받았다.

이제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자리매김한 조성진이 다시 돌아와 연주를 펼쳤다.

조성진의 위상을 증명하듯, 이날 루돌피눔 드보르자크홀 주변은 공연 시작 1시간 30분 전부터 사람들로 북적였다.

조성진의 포스터 옆에는 사진을 찍기 위한 사람들로 긴 대기 줄이 생겨났다.

공연은 이미 지난 1월부터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완벽한 연주와 감동

오후 8시 5분, 장내가 조용해진 뒤 조성진은 천천히 무대에 올랐다.

박수갈채가 채 끝나기 전에 그는 건반에 손을 올렸다.

1부의 핵심 레퍼토리는 모리스 라벨의 ‘밤의 가스파르’였다.

이 곡은 피아니스트에게 초인적인 기교와 무한한 상상력을 요구하는 난곡으로 유명하다.

 

조성진은 첫 번째 곡 ‘물의 요정’에서 건반을 스치듯 가볍게 손가락을 굴리며 빗방울의 형상을 생생하게 들려주었다.

두 번째 곡 ‘교수대’에서는 죽음을 암시하는 B플랫 종소리를 읊조리듯 연주하며 음산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세 번째 곡 ‘스카르보’에서는 건반을 누르는 깊이와 무게, 페달 움직임, 피아노의 배음과 잔향을 세밀하게 조율했다.

때로는 신경질적인 요괴의 목소리로, 때로는 기괴스러운 환상으로 긴장감을 선사했다.

 

리스트 ‘단테소나타’의 최고 수준 완성도

2부는 리스트의 피아노 연작 ‘순례의 해’ 가운데 ‘이탈리아’ 전곡으로 채워졌다.

이 연작은 이탈리아의 풍경과 작가 페트라르카, 단테 등의 작품에서 받은 영감이 담겨 있다.

조성진은 모든 소절의 셈여림과 음색에 미묘한 차이를 두고 자연스러운 흐름의 변화를 이끌어냈다.

또한, 고음과 저음, 장음과 단음, 연결과 단절 등의 대비를 놓치지 않았다.

 

마지막 곡 ‘단테 소나타’에서 조성진은 심연으로 빠져드는 듯한 암흑의 정서를 불러내었다.

그는 맑은 색채와 섬세한 터치로 삶에 대한 희망을 드러내며 인간의 복잡한 심경을 역동적으로 그려냈다.

리스트 작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극적인 효과보다는 담백하면서도 완성도 높은 연주를 선보였다.

조성진은 한시도 흐트러지지 않는 아티큘레이션, 치밀한 해석과 균형, 정제된 음색으로 리스트의 음악 세계를 온전히 표현했다.

 

여섯 번의 커튼콜과 한 번의 앙코르

조성진이 마지막 음을 누르고 손을 들어 올리자, 1200여 명의 청중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뜨거운 환호와 박수는 여섯 번의 커튼콜과 한 번의 앙코르를 지나도 끝나지 않았다.

8년 전, 조성진은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축제 첫 공연 당시 "명성을 얻기 위해 쇼팽 콩쿠르에 참가한 것이 아니다. 난 단지 음악을 만들고 싶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조성진의 연주는 음악을 향한 순수한 열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의 연주는 '그때도, 지금도 왜 조성진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이 될 만한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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